souvenir

공교육과 사교육의 공생관계 본문

2020년/일상기록

공교육과 사교육의 공생관계

풀빵이 2020. 6. 24. 15:13

 

  한 국가의 교육은 공적 가치의 구현과 사적 자유의 신장에 의해서 유형이 만들어진다. 그러나 이 책은 단순히 한 국가의 교육 정책이 아닌, 제도주의 관점에서 교육의 동형화되고 있음을 말하고 있다. , 많은 국가가 같은 원리에 의해 그 형태가 유사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그 원동력으로 학교의 제도화에 대해 말하고 있다.

  학교의 제도화되면서 나타나는 현상은 무엇이며, 그 이후의 교육에 대해 우리는 어떤 태도를 갖춰야 할까. 몇 년 전이라면 낙천적인 답변을 그리고 몇 달 전이라면 극히 부정적인 답변을 생각했겠지만, 그 질문에 대한 내 생각은 조금 바뀌었다.

 

1. 제도화된 학교의 모습

  책에서는 국가가 학교교육에 대한 직접적인 정치적 통제력을 행사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하나의 제도로서 교육은 이미 세계 기업이 되어가고 있다고 밝히면서 제도화된 학교가 정책주관자, 학부모, 학생의 의도와는 상관없이 자체적인 힘을 발휘하게 되었다고 말한다. 처음 이 문구를 보았을 때는 두려움을 느꼈다. 형체가 없으면서도 큰 힘을 발휘하게 된 대상을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막막함에서 기인한 것이었다. 두렵지만 사실이었다. 사회 구성원들은 가정의 배경에 상관없이 모두 학교에서 발행하는 졸업장을 기준으로 그 사람을 평가하고 바라보게 된다. 학교가 사회에서 공인한, 유일한 사회화 장소이기 때문이다. 가정의 배경이 어떻든 모두가 이 전제를 인정하기 때문에, 제도로서 학교의 힘을 추구하게 되었다. 이 제도는 그리고 양날의 검처럼 장점도, 단점도 보여주었다.

 

  수업에서는 다루지 않았지만 2장에서는 제도화된 학교가 오히려 성 평등에 영향을 끼쳤다고 말한다. 사회 제도로써 만들어져 보편주의를 가장 중요시하기에 성별이 아닌 학생으로만 대하면서 동일한 학습 과정을 제공하면서 잠재적으로 성 역할의 의미를 회석시켰다는 것이다. 책에서도 언급했듯, 기존의 논문들과는 다소 상반된 논의였다. 인정하기 힘들지만 이것이 학교의 힘, 그리고 제도와 문화의 힘인 것 같다.

 

2. 공교육과 사교육 사이의 긴장

  반면 보편주의로 인해 가정의 영향이 더 커지는 모습을 보이게 되었다. 대중교육이 전 세계적으로 확대되면서 HL효과 보다는 콜먼 효과가 대두되었다. 대다수의 사람이 일정 수준 이상의 교육의 질을 보장받으니 가정의 효과가 대두된다는 것은, 정말 역설적인 일이다. 그리고 해당 내용을 읽으면서 자연스레 떠올랐던 논문이 있었다. 1학년 때 수업시간에 일었던 오욱환 교수님의 교육정책에서 공적 가치와 사적 자유의 딜레마였다. 이 논문에서는 책에서 언급한 상황을 학력 인플레이션이라고 지칭하였다. 논문에서는 현재의 상황에 대해서 이렇게 설명하였다.

 

현실사회에서는 사적 자유가 신장되면서 수많은 학생들이 교육으로부터 방치되었으며, 사회주의 체제에서도 가족단위에서 전개되는 이기적 전략에 의해 교육의 평등화가 도래하지 않았다.

 

  이기적 전략. 교육 평등화를 바라는 교육정책자라면 항상 걸림이 되는 말. 항상 공교육의 공익과 보편성을, 사교육은 사적 자유과 특수성을 주장하였다. 그 사이의 긴장감은 지난 수십 년 간 우리나라, 그리고 전 세계를 지배하고 있다. 그리고 이 책에서는 제도화된 학교로 나타난 업적주의에 대해서도 말하고 있다. 업적주의에 대해서도 개인의 역량을 기준으로 평가되는 것이기에 근대화의 대표적인 이념이라고 책에서는 말했지만, 가정 배경에서 여전히 자유로울 수 없는 상황에서 오히려 업적주의는 더 차갑게 느껴졌다. 그렇다면 더이상 교육의 발전은 불가능한 것일까?

 

3. 제도화와 업적주의의 본래 의미

  오욱환 교수님의 논문을 다시 읽으면서 1학년 때는 읽히지 않았다면 많은 문장을 다시 보게 되었다. 그 때는 학력 인플레이션이라는 새로운 개념과 그 개념으로 보이지 않았던 사회의 체계를 이해하게 되었다는 것, 자체에 기쁨을 느꼈다. 하지만 사실 그 논문은 교육 정책자들에게 현실을 보여주기 위한 논문이었던 것 같다. 자본주의니, 사회주의 체계니 하는 이념 갈등보다도 정확하게 사회에서 이루어지는 현상을 바라보고, 자유를 누리고 싶어도 박탈된 자들을 위해 움직이는 것이 교육정책가의 역할임을 말하고 싶으셨던 것 같다. 그것이 비록 불평등 정책이라 할지라도 말이다. 왜냐하면 사회는 흑백논리로는 설명할 수 없는, 정말 생태계처럼 역동적으로 움직이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그 사실을 이 책을 읽으면서 더 이해할 수 있었다. 제도화와 업적주의라는 개념에 대한 기시감은 내가 알기 못하는 현상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이었을 뿐이다. 제도화된 학교는 사회의 역동성에 의해 장점으로도, 단점으로도 발휘되고 있으며 업적주의 또한 대중교육으로 확대된 교육기회와 그로 인해 커진 학업 성취도의 가치를 분리해서 생각하면 이해할 수 있었다. , 대중교육으로 자연스럽게 학업 성취도의 가치가 커짐으로 업적주의도 더 부각되고 가정의 영향도 더 커지게 되었던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여기서 멈추는 것이 아니라 교수님의 논문에서처럼 뒤처지는 자들을 지원하는 정책을 펼치면서 그 간극을 조금이나마 줄이면 되는 것이다. 본인의 역량을 자유롭게 펼칠 수 있는 업적주의 본래 의미를 누릴 수 있도록 말이다.

 

4. 더 제도화될 학교와 이후의 교육

  코로나로 인해 장소로서 학교의 의미는 희미해지고 있지만, 여전히 공인된 사회화 장소가 학교 외에는 나타나지 않았기에 계속해서 제도로서의 힘은 커질 것이다. 그렇다면 교육은 가정의 역할에서 자유로워질 수 없는 것일까? 이에 대해 책에서는 두 가지 시나리오를 제시하였다. 그러나 5장 이후의 내용을 살펴보면 책의 저자는 두 번째 시나리오가 이뤄질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학교는 제도로서, 또한 문화로서 우리의 삶에 알게 모르게 그 가치를 깊기 새길 것이다. 학교는 국가의 공익, 즉 보편성과 사회화를 목적으로 설립되고 운영되고 있기 때문에 성별에 상관없이 학생으로서 같은 교육과정을 거치며 성역할의 의미가 퇴색된 것처럼 우리 삶에서, 또한 우리가 자라 학부모가 되면서 보편성과 평등의 의미를 내재화 하며 이 불평등의 간극이 줄어들 것을 말하고 있다.

 

  여전히 나는 이 시나리오에 전적으로 동의하기는 어렵다.

  첫 번째로 성별과는 다르게 가정 배경은 눈에 띄게 드러나는 부분은 아니다. 특정한 목적과 장소에서만 사용한다면 외부로 드러날 일이 없는 것이다. 그렇기에 대중에 눈에 띄지 않은 곳에서 그 영향력을 끼칠 수 있다. 극단적인 예시를 들면 드라마 스카이 캐슬에서 나오는 상황처럼 말이다. 극단적이라고 표현하였으나, 자기소개서를 첨삭해주는 학원, 입시를 위해 스펙을 관리해주는 학원, 면접 및 논술 학원 등등이 성행하고 있는 것을 보면 과장된 내용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단순히 이런 학원들이 존재하는 수도권과 지방, 또는 학원에 투자할 여유가 있는 가정여유가 없는 가정이렇게만 나누더라도 격차는 더욱 커진다.

  두 번째로 제도화된 학교는 더욱 학업성취도 증진 강화에 영향을 끼치며 더욱 강화되고 있다. 개인적인 사례지만 남동생과 나는 아버지에게 학업 성취도에 대한 강한 압박을 받았다. 아버지는 시골에서 장남으로 태어나 첫째이기에 누릴 수 있는 특권, 국립대학에 진학하였다. 아이를 좋아하시는 분이지만 공부에 있을 때는 이유 없이 엄격했다. 구구단을 하루 안에 못 외운다고 외워야 하는 이유도 설명 없이 처음으로 매를 들어 외우도록 강요했고, 반 배치 고사 성적으로 선생님께 안 좋은 소식을 들었을 때는 폭언을 하였다. 남동생에게는 초등학생보다 더 어린 나이에 매를 들어 교육만 강요를 하였다. 어른이 되어서야 우리가 더 나은 학교에 가서 잘되길 바라시는 마음었다고 들었지만 남동생의 상처는 아직도 아물지 않았다. 다음 세대에 우리는 어떻게 행동할지는 개인의 선택이지만 이런 개인이 한 두 명은 아닐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개인이 아닌 교육학도로서 교육의 미래를 생각해 본다면. 더 정확하게는 바래본다면, 책에서 말한 것처럼 두 번째 시나리오가 우리의 미래가 되었으면 좋겠다. 책에서 언급한 것처럼 문화는 삶에 대한 공유된 디자인이다. 그리고 그 문화를 형성하는 것은 사람이고 그 사람의 생각과 사상을 성장시키고 변화시키는 것이 교육이다. 제도화된 학교가 의도치 않은 변종처럼 나타났고, 사회는 예측할 수 없이 역동적이지만 결국 사회를 구성하는 가장 작은 요소는 사람이기에 그 사람에게 영향을 끼칠 교육을 더 변화시키는 노력으로 이 악순환이 조금이나마 해소되었으면 좋겠다.

 

 

 

[참고문헌]
1. David P. Baker,Gerald K. LeTendre/김안나 역(2015). 
「세계 문화와 학교교육의 미래-교육의 유사성과 차이에 대한 제도주의 관점과 해석」.교육과학사

2. 오욱환(2008). 「교육정책에서 공적 가치와 사적 자유의 딜레마」. 교육사회학연구. 제18권 제1호. pp.93-109

 

 

 

Comments